2024. 9. 3. 12:32ㆍ인생 이야기
예전에 저희 엄마가 제 사주 보러 가셔서 저 36살되면 대박난다고 들었다는데 현실은 왜 이 모양이죠?
사주를 귀신이 점을 본다는 신점과 혼동하는 경우가 꽤 있다.
사주는 명리학으로 일종의 학문이다. 팩트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흐름을 파악하여 다음 전략을 만들어내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내가 이해한 명리학은 점을 치는 것과 거리가 매우 멀다. 너무나 긴 글이 될 것 같아 시작하기 엄두도 나지 않지만, 간략히 정리하자면 인간을 우주의 원자로 인지하여 자궁 밖으로 나와 응애하며 태어난 이 원자가 첫 호흡한 그 순간의 우주의 특성을 기반으로 이 원자가 우주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하는 높은 확률이자 가능성을 읽어내는 것이다. 이 때 높은 확률과 가능성을 인생사라 부르기도, 운명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아인슈타인이 증명한 시공간의 개념과 일치하기도 한다. 시간이 현재 우리가 인지하는 것처럼 과거-현재-미래로 흐르는 3차원이 아닌, 사실 시공간이란 것은 4차원의 형태로 긴밀하고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인지하는 시간이라는 것은 과거 현재 미래로 흐르는 것이 아닌, 미래에서 연결되어 내려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와 연결되어 나의 선택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사주에서 엄청나게 좋은 운 (사주에서는 용신운이라 부르기도 한다)이 온다고 해도 방구석에 누워 스마트폰만 보던 내가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고 돈이 그냥 굴러들어오고 그러는 것이 아니다.
용신대운을 맞이하기 전 그저 그런 운이나 힘든 대운에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며, 원래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자 하는 마음으로 노력해온 사람들이 좋은 운을 만났을 때 크게 발복하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사주의 암시가 아무리 좋아도 이전의 인고와 노력의 시간들을 거치지 않아 기다리던 용신대운 동안 그냥 그저 그렇게 '그 해는 그냥 평화로웠고, 별일도 없었고...마음이 편한 해였어요." 로 보내버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런 경향이 짙어진다. 그 이유는 진한 검은색 잉크를 10방울을 떨어뜨린 컵과 1방울을 떨어뜨린 컵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운이 그저 그렇거나, 불리했던 대운에서 쉽게 포기하고, 나쁜 유혹에 빠져 잘못된 일을 하기도 하고, 실의에 빠져 그냥저냥 세월을 보낸 시간들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드디어 좋은 대운이 찾아와 맑고 투명한 물을 공급해 준다 하더라도 탁해진 물은 금방 회복되지 않는다. 반면에 특히 어리거나 젊은 경우, 젊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에서 기회들이 주어지기도 하며 학교에 다니거나 회사에서 근무를 하거나 창업을 하는 등의 환경에 놓이게 되고 호운을 만나면 긍정적인 영향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생각해 봐라. 15년 동안 백수로 아프리카 방송만 주구장창 보며 허송세월을 보낸 젊은이에게 용신대운이 찾아온들 뭐가 그렇게 상승할 수 있을 것인가? 용신대운의 시작과 함께 갑자기 뿅하고 사람이 180도 바껴 성공한 사업가가 될 거라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반면에 직접 개발한 화장품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해 해외도 다니며 몸이 부서져라 홍보하고 영업해온 젊은이는 이런 호운을 만나면 어느 대기업과 큰 계약을 맺거나 아주 좋은 조건에 exit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 성공한 자산가가 되어 "그 때 그런 큰 계약을 이루어내다니,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라고 인터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주가 40대 이후 부터 정말 좋다하여 '지금 해봤자 고생만 되고 될 것도 없는 거. 그냥 대충 살아야겠다. 어차피 난 40대 되서야 발복한다고 했으니.' 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뭐라도 해야, 운의 타이밍이 찾아왔을 때 뭐라도 이룰 수 있다.
원하는 바를 이룬 미래의 나를 믿고,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그 길에 이를 수 있도록 이끌고 응원하고 있다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
최근에 가능성 자체에 중독된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즉, 내가 마음먹고 하면 정말 잘해낼 것 같은데, 정작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생각만 하며 언젠가는 이룰거야!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주를 떠나, 물리학적으로 원인이 없으면 결과가 없다. 내가 만약 미래에 사람들이 먹으면 너무 맛있어서 놀라 뒤집어지는 자장면을 개발해 팔고싶다면 적어도 지금 잘나가는 자장면 집에서 양파라도 까고 있어야 한다.
이 블로그를 우연히 스쳐갈, 간절히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두려움은 당연한 일이다. 괜찮다. 두렵다면 두려운대로 미래에 그 꿈을 이뤄낼 당신을 믿고, 스스로를 응원하며 노력하자. 물론 나 역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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