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사주: 국제결혼은 신중해야 한다.

2024. 9. 2. 22:55인생 이야기

국제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제결혼도 늘고 있다.

 

 

직장 동료들은 내가 사주를 본다는 것을 전혀 모르지만, 나의 몇몇의 절친들은 알고 있다. 왜냐면 한창 사주가 정말 있는가? 에 대한 귀납적 추론을 위해 닥치는 대로 사주를 보던 시기 나의 가족, 친한 친구들의 사주부터 열어보았기 때문이다. 

 

오늘은 홍콩에서 일하고 있는 나의 절친이 자신이 최근에 비즈니스로 알게 된 어린 여성인데, 인생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이 좀 있는 것 같다며, 사주 좀 봐주겠냐며 연락이 와서 인연이 닿게 된 케이스다. 상담 후 너무 고맙다며 홍콩에 오면 고급 식당에서 딤섬을 사주기로 약속하였으니, 딤섬녀라 부르겠다. 

 

 

 

편재 경금이 장악한 유월의 병오일주로 실령하였다. 유금이 정관을 생해주고 있으며 병화는 지지에 오화 겁재에 뿌리를 두었다. 재생관의 흐름이 사주의 세력을 장악하고 있으며 신약한 사주이다. 일간 병화를 사이에 두고 임수와 계수가 나란히 천간에 떴고, 임수의 경우 묘지이자 식신 진토를 깔고 앉아 식신제살 된듯 하지만 식신의 힘이 다소 약할 수 있다. 일간을 사이에 두고 천간에 뜬 임계수에 운대에 따라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심한 경우 우울증을 느낄 수도 있다... 년간의 갑목 편인이 소중하다. 이 사주는 어디에 있어도 자신의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하며 성실할 것이다. 모범생의 이미지이나 아쉽게도 대운의 흐름을 보아하니 학창시절 상위권의 성적을 내지는 않았을 흐름이다. 실제로도 부모님이 유학까지 보내주셨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도 성실함이 디폴트이기 때문에 공부를 도와주는 운이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 중간은 간다. 보수적인 성향에 친한 사이라면 외향적일 수 있으나 본래 성격은 내향적인 성향에 더 가깝다. 반듯하고 참한 아가씨의 느낌이다. 아마 조선시대였더라면 현모양처로 예쁘게 가정을 가꾸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그녀는 홍콩 소재의 미국 회사에서 영업 업무를 맡아 근무 중이라는데 아뿔싸. 이 사주가 영업이라니. 어쩌다가 영업으로 갔냐는 나의 질문에 그녀는 유학하며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나 딱히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영업 부서에 지원했다고 했다. 미국의 문화 특성상 외향성, 자기 PR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 I need more challenges! 와 같은 진취적인 면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 사주는 이런 점들이 부족하여 어려움이 예상될 수 있는데, 그녀는 정확히 이런 문제들로 매일이 스트레스라 한다. 그녀 딴에는 성실히 열심히 일하고 있으나, 그녀의 미국인 상사는 그녀의 업무태도나 성과에 불만족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상사와 일대일 면담으로 그녀의 성과 개선안까지 논의했다고 했다. (만약 본 면담에서 나온 실적들을 달성 못할 경우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녀는 스트레스로 매일 에너지가 없는 기분이라 설명했다. 그러는 와중에 대학 때부터 만난 독일 남자친구로부터 최근 청혼을 받아 결혼 이야기가 오가고 있고 현재 생활이 너무 힘들어 남자친구와 결혼하여 유럽으로 이주하여 가정을 꾸려 정착하고 싶어한다. 예쁘게 아이 키우며 집안을 예쁘게 꾸미고 아이가 좀 크면 아르바이트 같은 소일거리를 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정말 회사일도 너무 힘들고 그렇다고 제가 뭐 딱히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것 같고. 대학 때 부터 만난 독일인 남자친구가 결혼하자며 자신이 보살펴 준다 그러는데... 정말 솔직한 마음으로 다 버리고 그냥 남자친구 따라서 독일에서 새출발 하고 싶어요." 

"영업일이 안 맞는 것 뿐이에요. 어쩌다가 이 사주로 영업을... 일은 적성에 잘 맞는 일을 찾는다면 누구보다도 정말 잘해낼 수 있어요." 

"이제는 너무 지쳤어요. 외국생활도 너무 힘들고요. 유학까지 가서 집안에 돈만 많이 쓰고 그에 비해 결과가 너무 보잘 것 없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요. 딤섬님 나이에 이렇게 매일 부침을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일을 하면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거에요." 

"저, 그냥 독일 남자친구랑 결혼해서 유럽으로 가는 건 어떨까요? 저 잘 살 수 있을까요? 아이들도 낳고?"

"글쎄요.. 신중하게 생각해 보는 게 좋겠는데요. 혹시 남자친구분이 한국에서 일할 생각은 없나요?" 

 

독일. Deutchland. 대학시절 잠깐 유학했던 곳이다. 

난 개인적으로 독일을 좋아한다. 독일인들은 한국인들의 기준에서 봤을 때 융통성은 조금 없을 수 있으나 합리적이며 성실하고 시민의식도 뛰어난 편이다. 또한 독일에 세금 한 푼 낸적 없는 외국인 학생 신분이었던 나도 독일 대학교의 학생증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무료로 운송수단을 이용하고 저렴한 학비를 낼만큼 사회보장제도가 뛰어나다. 지금도 독일에 발령이 난다거나 하면 고향가는 마음으로 기쁘게 갈 수 있다. 하지만 국제결혼은..... 특히 이런 사주라면 국제결혼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 딤섬녀가 어디 모자라다거나, 성격이 안 좋거나 하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 

사주가 있다 하더라도 부모, 자라온 사회와 국가 등 외부 환경에서 받는 영향이 매우 크다. 

 

똑같은 사주로 신강 사주에 편인이 있고 상관이 세력을 장악한 강한 여성의 사주를 예시로 들어보자. 한 명은 한국, 한 명은 프랑스에서 태어났다고 가정하고, 둘 다 모두 그 나라의 전형적인 사고방식과 문화관습을 지닌 중산층에서 태어나 부모에게 사랑받고 교육을 잘 받고 자랐다고 가정하자. 

 

이 때 똑같은 사주라 하더라도 한국의 여성은 사주가 발현될 때 마다 "어휴, 입은 살아가지고 아주 기가 쎄서 어쩔려고 저러나. 그래 니 말 맞는데, 그래도 눈치 좀 챙겨가며 낄 때랑 빠질 때 구분 좀 하고 그래야지! 사람들이 다 그렇게 동의 한다는데, 너가 뭐라고 거기서 반대 의견을 그렇게 말하고 그러니. 사람들이 그걸 몰라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야, 그렇게 바꾸기에는 너무 일이 복잡해지니까 그러는 거지. 그러니까 좀, 넌 말하기 전에 생각을 하고 말을 해. 그리고 웬만하면 말 조심하고 넌." 라는 류의 말을 들으며 자랄 것이다. 

 

반면에 같은 사주의 프랑스에서 자란 여자는 주변으로부터 "그녀는 당차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자기를 믿고 최선이라 생각하는 것을 밀어부치는 힘이 있는 아주 멋진 여자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다각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 그녀는 논리적이며 매우 영리한 여자야. 정말 매력적인 여자지. 어딜가서도 자기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힘이 있을 거야. 아, 안그래도 들었어? 그 여자 이번에 사교클럽에서 회장도 맡는다던데?" 라는 류의 말을 들을 것이다. 

 

차이가 보이는가? 

특히 한국인으로 한국의 문화와 사고를 가진 현모양처이자 전업주부로도 잘 생활할 수 있는 저런 사주가 개인의 독립성과 개인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두는 독일로 간다는 것은 결혼생활에서 힘든 운대가 닥칠 때 마다 그 힘듬이 몇 십배로 커질 수 있다. 

 

전형적인 다소 보수적인 한국 남성과 결혼해서 살다가 결혼생활에 불리한 운대에 부부 사이가 흔들거린다면 작게는 직장 이동으로 인한 주말 부부, 혹은 니가 잘했네 내가 잘했네 하는 투닥거리는 다툼 정도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국제 결혼을 하게 된다면 문화차이, 언어장벽과 같은 문제까지 더해 양자역학의 영역처럼 그 파동과 파급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국) 아이가 아직 어려서 이 시간들이 너무 소중해요. 옆에서 좀더 끼고 있으며 엄마의 손길과 사랑을 듬뿍 주고 싶어요                                                                                                         
(유럽) 우리 아내는 아이가 많이 컸음에도 아이의 역량을 믿어주지 않고 계속 본인의 통제하에 두려고 해요. 독립적인 아이로 자라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요. 더군다나 저런 말도 안되는 이유로 사회로 나와 일하려고 하지도 않죠. 

 

한국인의 경우 자식이 태어나게 되면 자식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가 있지만, 독일과 같은 유럽에서는 여전히 부부 사이가 최우선이다. 아이가 키가 훌쩍 큰 어린이가 될때까지도 옆에 끼고 자면서 아이를 살뜰히 보살펴 주는 한국 문화와 달리, 유럽은 갓난아기 때 부터 별도의 아기침대에서 분리수면을 한다. 이는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우리가 아이를 끼고 자는 것과 같은 그네들의 관습이다. 내 입에 들어가는 건 아까워 아무거나 대충 먹어도, 아이 입에 들어가는 거는 유기농도 최고급 브랜드로 구입하는 게 한국 부모라면, 독일은 자식을 사랑하지만 대부분은 나와 자식이 먹는 것을 그렇게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여성이라면 나의 커리어, 나의 사회생활 보다도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클 때 까지 엄마 손으로 부족함 없이 보살펴주고 싶어하고 남편 역시 같은 마음에 외벌이를 자처하지만 독일의 경우 그 기준은 만 3세 정도이다. 거의 웬만한 독일 여자들은 아이가 만 3세가 되면 기관에 맡기고 자신의 커리어를 찾으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일을 시작한다. 한국의 경우 친정어머니가 오셔서 아이를 함께 보살펴 주시는 게 너무나도 흔한 풍경이지만, 독일에서는 왜 젊은 아기 엄마가 아이를 스스로 보지 못하는거지? 라 문제로 인지하며 장모의 잦은 방문 혹은 동거로 부부의 프라이버시를 침해 받는다고 생각한다. 

 

이건 독일인들이 정이 없고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그저 사회적 관습과 문화가 다를 뿐이다. 그래서 나는 국제결혼으로 유럽이나 미국인 배우자를 만나는 경우 역마살이 있네없네 이런 것보다도 배우자상, 결혼 이후 운대의 흐름과 함께 외향적이고 진취적이며 긍정적이고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지를 더 보는 편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게 항상 그렇게 계획도시처럼 짜여지는 것이 아니므로, 만약 본인이 내향적이고 전형적인 한국의 여성이라면 국제 결혼을 하더라도 한국에서 기반을 잡길 추천한다. 한국이 정말 어렵다면 하다못해 중국이든 일본이든 아시아권에 기반을 두고 생활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국제결혼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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