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에게 잘 받아내는 여자 (feat. 팜므파탈)

2024. 8. 30. 21:56인생 이야기

팜므파탈이라 하면 뭐 이런 이미지가 생각난다.

 

일전에 포스팅에도 언급했듯이 나는 데이터와 팩트를 기반으로 동향의 흐름을 보는 일로 먹고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주를 봄에 있어서도 인과의 흐름을 보고 왜 그 일이 특정 시기에 발생했는가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을 좋아한다. 뭐 일종의 직업병이랄까. 

 

오늘 이야기 할 삶의 이야기는 다소 일방적으로 남자들에게 대접 받으며, 남자들로부터 잘 받아내는 여자들의 사주 이야기다. 이런 사주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인성이 힘있고 (인성과다는 안된다), 그 인성이 일간을 중심으로 생해주며 여기다가 힘있는 관으로 부터 관인상생이 잘 이루어지는 사주이다. 사실 인성이 힘 있고 일간만을 생해주더라도 높은 비율로 남자들에게 대접받지만, 관인상생 까지 이루어지면 거의 팜므파탈급으로 남녀관계에서 절대적 갑의 위치에 서는 것을 많이 보았다. 여기서 100% 그렇더라가 아닌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특히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외모라는 요소가 있다. 만약 몸매가 장난이 아닌 장난꾸러기 이거나 이성에게 어필가능한 호감형이 아닌 경우 가지고 있는 스펙 대비 직업이 안정적이고 편하면서 좋은 경우들을 봤다.   

 

 

인월에 태어난 기사일주의 여성으로 정관인 갑목의 생을 받은 병화가 힘있게 일간을 중심으로 생해주고 있다. 인월은 아직 축월의 추위가 가시지 않은 계절이라 일간 기토에게는 따뜻한 화기운이 절실하다. 그 귀한 병화를 갑목과 을목이 일간 주위에 포진하여 열심히 생을 해주는 모습이다. 을목 편관이 천간 시간에 떴으나 겁재 축토를 깔고 앉아 힘이 빠져있다. 식상이 드러나있지 않고 재성 자수가 년지에 있다. 본인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두는 이기적인 성격일 수도 있다. 실제로 본다면 색기가 흐른다기 보다 꽤 단정한 이미지를 풍길 것 같다. 올해부터 대운이 바껴 식상대운으로 접어들었다... 외모가 조금만 받쳐준다면 남자들이 모시고 다닐 그런 상인데, 운의 흐름에 따라 남자로 인한 고생도 클 수 있다. 만약 이 사주가 출중한 외모에 가난한 집에서 부모의 방임 속에서 자랐다면.... 나는 자연인이다의 여성특집 편에 나올만한, 꽤 파란만장한 삶이 될 수도 있다.  

 

이 사주와 연이 닿은 것은 이 사주를 가진 여성분과 만나고 있던 한 남성과의 상담이었다. 그는 다른 커피 브랜드보다도 할리스를 특히 좋아했으므로 할리스라 지칭하겠다. 할리스는 명문대를 졸업 후 탑티어 대기업에서도 핵심부서에 근무하고 있다. 훈훈한 외모의 그는 노총각으로 20대부터 꾸준히 공부해 온 재테크에도 성공하여 월 천이 넘는 수입을 벌고 있었다. 할리스는 30 초중반까지는 일하느라 바빴고, 30대 중반에 진지하게 만나던 여자로부터 크게 데여 한동안 연애와 담을 쌓고 지내다가 퇴근길에 우연히 들린 마트에서 첫 눈에 반한 여성을 보았다고 했다. '전혀 그런 성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따라가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성의 연락처를 물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 여성과 눈이 마주치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놀란 채 그대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는데도 그 여성의 모습이 계속 잔상처럼 남았다고 했다. 그렇게 용기를 내 연락처를 받아 그 둘은 만나기 시작했고 곧 연애가 시작되었다. 

 

동안으로 보였지만 그녀는 30대 극후반의 나이였다. 한 중소기업의 영업을 담당하고 있어 술자리가 잦았다고 했다. 이렇게나 예쁜데 싱글이라니, 할리스는 이 사실이 의아하기도 하면서 너무나 감사했다. (사족을 붙이자면 그녀의 대운의 흐름을 보면 그녀가 아직 싱글인게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여자분, 이 사주에 미모까지 출중하면 남자들이 정말 줄을 섰겠는걸요?" 

"맞아요. 예전에는 연예인 지망 권유도 받을 정도로 미모가 뛰어나다보니 그동안 만나온 남자들의 클라스가 정말 어마무시하더라고요. 20대 후반에는 뭐 네이버에 치면 나오는 집안 좋은 변호사도 맨몸으로 시집오라고 했는데, 그 때는 웬지 결혼이 내키지 않아 청혼을 거절했다고 했어요." 

 

연인이 된 후 곧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여자친구의 압도적인 미모로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길에서 많은 남자들이 연락처를 물어갔고 이는 통제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할리스에게 너무나 큰 스트레스 였다. 가끔은 둘이 퇴근길에 전화로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수화기 너머로 "저기... 너무 예쁘셔서요. 혹시 연락처 받을 수 있을까요?" 라는 대화를 듣기도 했다. 할리스는 이런 것들에 단호하게 대응은 못할망정 내심 즐기는 여자친구의 모습에 화를 내었고 싸움이 잦아졌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여자친구는 술을 좋아했고, 술자리를 좋아했다. 영업직이라 을의 입장으로 갑의 관계에 있는 기업들의 관계자들과 술을 자주 마셨고, 이는 또 싸움으로 이어졌다. "나도 먹고 살아야지! 내가 영업직이고 이거 팔려면 술도 마시고 해야되는데 니가 왜 그러는데???" 라는 그녀의 말에 "야 우리 회사는 영업 안해? 구매도 안하냐? 나도 구매 부서에도 있어봤어. 그런데 여자를 이렇게 매일같이 불러대서 술 마시고 노는 게 정상이냐?" 는 밑도끝도 없는 싸움이 이어졌다. 할리스의 말을 빌리자면 "여자친구가 예쁘니까, 또 술도 잘마시고 술자리 좋아하고 그러니까 그 새끼들이 자꾸 얘한테 한 잔 하자고 계속 밤마다 불러대는 거에요." 라고 덧붙였다. 

 

그런 문제와 별개로 그녀에겐 빚이 있었다. 평소에도 주로 택시를 이용했고, 비싼 오피스텔 월세, 해외여행, 미용실, 옷, 피부과 등 씀씀이가 커서 오랜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월급을 거의 모으지 않다가 설상가상으로 겁재대운이 지나가는 임술대운 동안 주변의 추천으로 주식에 1억원을 빌려 무리하게 투자한 것이다. 하필 왜 겁재대운에서 그렇게 무리수를 둔건지... 이래서 운대라는 것이 참 오묘하다. 결과는 참혹했고, 8천만원이란 빚을 떠안았다. 싱글에 갑작스레 8천이란 빚이 생겨 그녀 딴에는 해외여행도 가지 않고, 옷도 안 사입고,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월급을 착실하게 부어 3천만원을 갚고 5천만원이란 빚이 남았을 때 할리스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빚에 대해 고백했고, 현실적인 성향의 할리스는 고민했다. 그녀를 만나지말지가 아니라, 빚은 당연히 갚아줄 건데 그녀가 앞으로도 또 사고를 칠 수 있지 않을까? 그녀가 앞으로 검소하게 살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할리스에게 눈물로 빚을 고백한 이후 금새 다시 이전의 소비 라이프로 빠르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아직 5천만원이라는 빚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3천만원이란 돈을 갚기 위해 힘들게(?) 산 자신에 대한 보상으로 친구와 유럽 휴양지로 여행을 다녀오겠다하여 할리스는 말그대로 아연실색했고 또 다툼으로 이어졌다. 

 

그녀의 집안은, 어릴 때는 그저그렇게 밥먹고 살다가 고등학교 때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세가 기울었다고 했다. 오빠와 언니가 각 한 명씩 있는데, 언니는 일찍부터 시집가서 흡사 조선시대의 출가외인처럼 살고 있고, 오빠 역시 결혼하여 자식이 둘이나 있는데 사업병에 걸려 그나마 몇 푼 있던 부모님의 노후자금까지 싹다 털어갔다고 했다. 얼마전에 또 사고를 친 것 같은 오빠가 돈 좀 빌려달라는 말에 지긋지긋하다며 차라리 빨리 결혼해서 언니처럼 연을 끊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나이도 있고, 저축은 커녕 빚만 있고, 씀씀이도 크고, 남성들과의 술자리도 좋아하고 처가의 노후까지 불투명한데 금전적인 사고를 잘 치는 형님까지. 보통 이 나이대의 남성이라면 아무리 사랑한다해도 현실이 밟혀 돌아설 것인데 할리스는 본인이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잘하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이 여자를 너무 사랑해서 그것도 감당할 것이라 결심했다. 그녀의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매력과 속궁합 때문에 돌아서지 못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남자를 움직이는 능력이 타고난 팜므파탈의 힘인가. 

 

그렇게 계절이 몇 번 지나가고 지독한 싸움 후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할 때마다 잡았던 할리스가 드디어 이별을 고했다. 헤어진 이유는 그녀의 빚도, 라이프스타일도, 매일같이 하던 싸움도 아니었다. 바로 임신 문제였다. 할리스의 사주에는 자식이 있고, 할리스 역시 아이를 가지길 원했다. 사실 아이를 낳는 것이 할리스가 결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큰 이유 중 하나였다. 할리스는 연애 초반 때부터 이 여자에게 푹 빠져 결혼을 결심하고 한 번도 피임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날짜에 맞춰 임신도 시도해 보았다고 했다. 하지만 여자의 나이도 꽤 있고, 사주의 운대 역시 임신운과는 거리가 있었던 탓인지 결국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결국 할리스는 결혼과 시험관시술을 통한 임신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으나 그것은 여자의 몸에 무리가 많이 간다, 나는 시험관까지 하면서 아이를 가지고싶지 않다. 그냥 자연적으로 시도를 해보자. 그리고 자연임신으로 아이를 가진다해도 출산하면 몸이 많이 상하니 입주 도우미를 붙여달라는 그녀의 요구를 말없이 듣다 갑자기 불현듯 왜 임신도 불투명하고, 임신할 의지도 없는 나이 많은 여자에게 내가 왜 이렇게 매달리고 있지? 하며 갑자기 현타가 왔다고 한다. 그렇게 할리스의 마음도 떠나기 시작했고, 지속되는 싸움에 지쳐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에도 할리스는 몇 번이나 나에게 쪽지를 보내 그녀와 잘해보고 싶은데 연락하는 게 맞을지, 그녀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둥 한동안 미련과 후폭풍에 시달렸다. 솔직한 마음으로 나로서는 그 마음을 당췌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왜 정신을 못차리는 걸까. 저런 사주의 소유자를 만나보지못해 모르겠으나, 비슷한 케이스들의 데이터를 모아 핵심 공통점을 추려내 추론해보자면 이 여성들의 사주에 드러나는 힘있는 관인상생이  '당연히 남자가 해줘야지.' 하는 인지가 무의식속에 DNA처럼 박혀있고, 그것이 타고난 매력이든 행동으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일종의 사회적으로 학습된 'Men should take care of ladies'와 다르다. 학습된 능력이 아닌 본능에 가까운 그런 것이다. 본능적으로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 안다고나 할까. 이런 기제가 남자들로 하여금 주고, 대접하고, 모시게끔 하는 것이다. 여기서 모든 여자들이 대부분 남자한테 주로 받고만 싶다고 생각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의외로 여자들 중에 때려죽여도 '이거 사줘.' 라고 말도 못 꺼내는 여자들도 많다. (사주길 바라는 마음은 또 다른 부분이다.) 또 데이트비용을 일정부분은 내야지 밤에 맘편히 발뻗고 자는 여자들도 많고, 독립적인 성향의 여자들도 많다. 

 

마지막으로 여자분들 중에서 이런 사주의 소유자들을 '팔자가 너무 좋네요' 라며 무척 부러워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대운과 세운이 바뀌는 것처럼 인생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이런 삶들이 팔자가 좋다라고 단순화 하기엔 복잡성이 훨씬 크며, 그에 따라 감당해야 할 인과들이 분명히 있을 수 있으므로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훨씬 낫다.  

 

모두들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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